결혼 얘기를 rough하게는 하고있었지만 디테일하게 하지않았고, 3년을 만났음에도 아직 남자친구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린적이 없었기때문에 전혀 예상을 못했다. 심지어 내가 프로포즈받은 그날 아침은 처음으로 간단하게 남자친구 가족들께 인사를 드리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그래서 난 당연히 프로포즈를 받아도 그 이후일거라고 생각했으며 스스로가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해왔기때문에 무조건 눈치를 챌줄알았는데, 반지를 샀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남자친구의 원래의 프로포즈 플랜은 2025년 11월 우리의 3주년 여행때였다고한다. 디테일하게 쓰는게 우리에게만 재밌는 얘기일것같아 적진않겠지만, 이런 저런 변수로 인해 모두 실패했고(그 와중에 난 반지를 안샀다고 생각해서 사이즈 힌트를 주려고 하기도 했다), 2026년 1월 1일, 쌩얼에 잠옷 차림으로 어설프지만 가장 그 다운 프로포즈를 받았다.
나의 차림새와 그때의 순간이 영상이나 사진으로 남아있지않은게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평생 잊지못할날이될건 확실하다.어찌됐든 카운트다운 후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fiance'가 되었다.
우리 이제 서로의 피앙세야 얼마나 어설펐냐면 사진에 보이는 꽃다발이 프로포즈 순간엔 남자친구 차 트렁크에있어 받아보지 못했다. 난 잠옷차림으로 받고싶지는 않았다며 절규도했다(ㅋㅋㅋ).
프로포즈를 받고난 후, 한껏 들뜬 나 자신을 보며 '나 사실 결혼하고싶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소에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결혼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한적도 없다.
딱 "좋은사람 있으면 해야지" 정도였는데정말 프로포즈를 받는 순간부터 왜이렇게 들뜨고 웃긴건지, 이렇게 들뜬 내 모습이 그저 웃기기만했다.내 손가락에 다이아반지가 끼워져 있다는것도 너무 낯간지럽고,결혼이란걸 한다는것도 너무 낯간지러운 기분이 들지만 그 순간부터 내 머릿속엔 결혼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미국에서 결혼하기는 시작부터 고민의 연속이었다.
아무 플랜없이 프로포즈만 받은 상태로, 부모님께 알리기부터 대략적인 타임라인까지 다 짜기 시작해야했다.
무언가를 플랜하는걸 어려워하는 내가 갑자기 J가되어 남자친구와 공유하는 google sheets 부터만들어 대략적인 타임라인과 촬영컨셉, 웨딩밴드 등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한 고민은 '식을 올릴것인가?' 였는데, 우리는 남자친구의 비자문제로 서류를 먼저 작업해야했다(아, 참고로 나는 미국 시민권자이다). 그렇게되면 최대한 빨리 서류작업을 해야하지않을까? 했지만 서두르고싶지는않았다.
그리고 식을 안하게되면 혼인신고를 한 날짜가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 될텐데.. 우리는 직업상 바쁜 시기가 정해져있기때문에 그 시기는 피해야했고, 이런 저런 생각으로 너무 머리가 아팠다. 단지 "결혼기념일"이라는 것 때문에. 엄마는 혼인신고 날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지만, 내 스스로가 계속해서 그 부분이 맘에 걸렸다.
Long story short, 우리는 2026년 5월 서류 작업을 하고, 정식 결혼은 2027년 5월으로 결혼식은 간단하게 가족끼리 세레모니를 진행하며 사진을 남기는게 나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을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아직 더 많은 단계가 남았지만) 너무 많은 고민을 했고, 너무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